계약 종료를 두 달 앞두고 있다.
나 올해도 굉장히 열심히 산 것 같은데 막상 생각해보니 '뭘 했지?'라는 생각이 앞섰다. 남은 기간 동안 내가 오늘 하루 종일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어떤 공부를 하고 뭘 먹었는지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10.30
어젠 정신이 없었고 우울하고 침울했다. 오전과 퇴근 전까지는 본회의 개회로 위원장실을 들락거리는 방문객과 도의원을 응대했다. 위원장은 오전부터 보내준 자료를 준비해놓으라고 한다. 이미 한 부 해놨음에도 한 부 더 준비해달라고 한다. 넉넉하게 두 부 준비했더니 이미 퇴청하고 없다. 잠깐 어디 나갔다 오겠거니 싶어서 전화를 해봤는데 아예 가버렸다. 나 뭐한걸까. 자료 뽑아놨으니 나중에 가져가라고 말했다. 이렇게까지 말했으니 까먹으면 그건 위원장 책임이지 내 탓이 아니다.
퇴근 이후부터는 우울했다. 여름부터 준비했던 곳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사실 불합격은 어느정도 예상은 했다. 막상 불합격 세 글자를 봤을 땐 아무렇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집에 도착한 이후부터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기 시작했다. 나 일요일에 서울교통공사 시험이 있는 사람 맞나? 추우니까 집에 와서 열심히 공부하려고 했던 것도 순간이었다. 정말 아----무 공부도 하기 싫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시점에도 겨우 마음을 추스린 것....)
그렇다고 식구들에게 내색하고 싶지 않았다. 일하면서 취업 준비하기 참 힘들어도 가족들에게는 안심시키려고 '나보다 업무량이 더 많은 사람도 취업 준비한다. 나는 괜찮다'고 말을 하는데 이제와서 징징대기 싫었다. 방 문을 닫고 핸드폰 게임 하다가, 자료해석 몇 문제 끄적거리다가 시간을 보냈다.
쓰다보니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쓴 게 아니라 한탄글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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