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저물어간다. 야심차게 준비한 것 같아보이는 내 하반기 시즌도 끝이 났다. 이전보다 나아져 보이긴 하지만 승률은 처참하다. 시작은 좋았지만 끝이 정말 미약했구나(..) 무스펙 전형 위주로 준비하다보니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이고, 잘한 것은 무엇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볼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다. 또한, 나같은 사람을 위한 무스펙 전형은 정말 다행이라고도 생각한다.
최근 무스펙 전형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정부가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하면서 사기업에도 큰 여파를 미쳤다. 이전까지만 해도 (내 기억상) 네 개 기업만 '무스펙 전형'을 실시했는데 이번 하반기에 들어서 기업의 수와 전형 유형이 더 많아지고 있다. 무스펙 전형은 어떤 것이 있는지, 그리고 내가 준비했던 블라인드/무스펙 전형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소개하겠다.
17년 하반기 기준으로 무스펙 전형을 실시하는 기업은 다음과 같다.
1) 스토리텔링형: SK 바이킹챌린지, KT스타오디션
(출처: SK캐리어스 홈페이지)
겁나 기네
SK바이킹 챌린지의 경우 상반기에만 진행하며, 서류를 제출하면 면접관 앞에서 15분 동안 발표해야 한다. 과제가 있다. 내가 지원 안해봐서 잘 모르겠지만, 지원자 후기에 의하면 서류 전형에서 '왜 뽑혀야 하는지'에 대한 포트폴리오나 영상을 제출하고 합격자에 한해 10분 PT발표와 5분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내년에 지원해보면 할 말이 많아질 것 같다. 그전에 스펙태클 붙어야 하는데ㅠㅠ) 참고로 SK바이킹챌린지는 논스펙 전형 중 유일하게 상반기에만 지원 가능하다.
KT스타오디션은 상/하반기에 진행한다. 최종통과 하면 서류면제 혜택이 주어지며 인적성 준비 시간을 매우 많이 벌 수 있다. KT는 신입사원 발표 후 3일 뒤에 바로 인적성 시험을 치르는데, 이러한 보험을 둔다는 건 엄청난 어드밴티지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KT는 잡페어와 퓨쳐스타를 상반기에 따로 진행한다. 역시 갓케티
2) 과제해결형: 롯데그룹 SPEC태클, 신한카드 디지털패스
내부에서 나온 이야기를 들은 바에 의하면 SPEC태클 합격자 비중이 늘어나고 있으며, 주어진 과제 때문에 어렵게 느껴져서 쉽게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다른 논스펙 전형에 비해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하지만 계열사마다 상이. 롯데에서 가장 인기높은 면세점/백화점/시네마는 경쟁률이 언제나 세다) 롯데그룹이 중점적으로 보는 '롯데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하는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롯데그룹 SPEC태클은 채용 공고 상에서는 '학력, 나이, 정량 스펙'을 안 본다고 적시되어 있다. 스펙태클에 합격한 사람이 알고보니 고졸이었다는 썰도 도는걸 보면 정말 안보는 것 같다. 특히 이번 하반기에는 채용설명회에 나온 담당자 말에 의하면 이번에는 다른 때와 달리 롯데그룹 스펙태클 채점 기준에 맞지 않으면 가차없이 떨어뜨린다는 걸 보면 꽤나 의욕을 보이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번 하반기에 백화점에 지원했는데, 실제 면접까지 가게되면 이때까지 롯데백화점만 이번을 포함한 다섯 번 지원했다는 것을 어필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디지털패스는 이번 하반기에 새로 생긴 전형이다. 이 전형의 역사는 아주 짧지만 아이덴티티가 명확한 편인데, 이번 하반기 주제는 "디지털+카드"로 5분동안 자신만의 생각과 역량,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오직 디지털에 대한 역량과 아이디어만 평가한다. 우수자에게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새로 생긴 전형에 비해 지원자가 꽤 있었다는 후기가 보였다.
3) '니 맘대로 해라' 형: 현대백화점그룹 패셔니스타
상/하반기에 진행한다. 패셔니스타 전형 자체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서류 전형이다. 이외에도 학교 현장 면접인 캠퍼스 리쿠르팅과 학교 취업지원센터에서 추천을 받아 진행하는 캠퍼스 리퀘스트가 있는데, 이 두개에 비해 패셔니스타 경쟁률은 엄청나다. (항간에는 300:1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에 비해 캠리 두 개는 경쟁률이 1/10 수준이라고.....) 현대백화점그룹 패셔니스타로 통해 뽑는 계열사는 그린푸드/면세점/백화점/홈쇼핑이며(17하 기준) 1차 면접 통과 이후 한 달 동안 인턴 생활을 거친 후 내부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어지간하면 캠리 대상 학교라면 캠리로 뚫을 생각을 해야하고, 나처럼 그렇지 못하다면 패셔니스타로 진행해야 한다. 참고로, 나는 이번 패셔니스타에서 탈락했고 합격자로부터 피드백을 받았다. 왜 떨어졌는지 깨달은건 덤이다
4) 정량스펙만 뺀 유형: CJ그룹 RESPEC
아마 이번 논스펙 전형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멘붕했던 전형이 아닐까 싶다(..) 내가 지원하려고 했던 푸드빌은 5문항 5000자 이내로 써야했는데, 문항도 특이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지원하지 못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 SC 직무에 대한 파악이 없었다. 둘, SC에 해당하는 뚜레주르와 투썸플레이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다.
이번 하반기에는 선택과 집중 형으로 취업을 공략하려고 했고, 그 공략했던 기업에는 CJ가 있었는데 이걸 몰랐다는 건 분명한 패착이다. 정말 공략하려고 했으면 기업 현직자를 만나보기라도 해야했는데 다른 데에 시선을 뺏겨서....
4) 파악이 안됐거나 신 유형의 논스펙: 현대자동차 H-INT
개인적으로 제일 궁금한 유형이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고등학교부터 자동차 잡지를 읽었는데, 막상 자동차회사에 들어가려니 어느 직무를 골라야할지 몰라서(..) 헤맸다. 그러던 와중에 하반기부터 현대자동차에서 이러한 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나조차 처음듣는 전형이라 알음알음해서 지원자 오픈 카톡방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곳에서 오고간 이야기와 보도자료를 정리하자면 '현대자동차와 직무에 대한 관심도를 바탕으로 면담을 통해 적합한 인재를 뽑는다. 우수 면담자는 내년 상반기 채용에서 서류 면제가 된다' 로 요약할 수 있다.
어떤 지원자는 이번 하반기 기아자동차 잡페어에서 5분 PR로 서류 면제 찬스를 획득했는데, 이게 생각나면 엄청난 경기도 오산일까. 서류에서 꽤 까다로웠던 현차가 이런 걸 하다니 세상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
다음 편에서는 이번에 내가 지원한 논스펙 전형과 느낀 점을 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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