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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백수다이어리(完)

백수 다이어리 9. 어딜가도 ○○는 있다. (+)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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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시점에서 쓰는 백수이야기]





태권도엑스포 행사 전 보름과 엑스포 기간을 마치고 보니 11일 뒤에 8월이었다. 무주에 있을땐 너무 더워서 몰랐고, 언제 끝나나 날짜만 세고 있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빨리 나왔는데, 지나고보니 무주에서 있을 때가 제일 꿀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미련한 인간이다. 인류가 가장 많이 반복하는 실수는 단연 '주어진 것에 충실하지 못하고 불평불만하는 것'이라는데 날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하루종일 에어컨 틀어놓고 다니던 도약관이 벌써부터 그립다. 이렇게 더울줄은 누가 알았나, 가히 불반도 그 이상인 전프리카 앞에서.....




오늘은 자원봉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난 경력(내지는 경험) 짬 때문에 불려서 행사 전 사무국에서 기사쓰는 아르바이트를하고 바로 무주로 넘어간 것이라 나름 애증이 담긴 기억이 많이 있네. 이런 액티브한 자봉은 처음이었고,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은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당연한 소리겠지만 내 나이에는 대부분 취직을 했다는 소리다 이 흰손생키야 자원봉사라 해봤자 6년 전에 했던 교육 봉사활동밖에 없었고, 왜 됐는지 신기한 면접이었다. 솔직히 떨어질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그때 면접으로 들어왔던 내 담당이 '말을 정말 잘해서 뽑았다'고는 하는데.....하긴 내가 말을 잘하긴 하지. 혼을 빼놓을 정도니까.



자원봉사는 1박2일 발대식 겸 교육을 받고 앞으로 활동할 곳을 돌아다니는 코스였다. 나는 그날도 같은 홍보팀의 자원봉사 K와 함께 신나게 일을 했다. K는 옆에서 브로셔 수정의 늪에 빠지고 그 옆에서 나는 발대식 홍보기사 수정의 늪에 빠지고. 이건 무슨 수정의 늪도 아니고 그래서 K와 나는 자원봉사 교육 안듣고 신나게 꿀빨면서 놀았다일했다. 물론 일한답시고 마냥 뺀 것은 아니고, 직무 미팅 때는 팀장과 다함께 만나서 소개하고, 아이디어 교환도 했다. 사무국에서 내 담당이었던 Y부장은 일하는 스타일을 알고 있으니 그러려니 했는데....문제는 진짜 홍보팀장이었다. 난 그때 알아야 했다. 대면 전 사진으로만 본 홍보팀장의 짱돌같던 헤어스타일은 헤어스타일에서 그친게 아닌 진짜 지능의 수준이라는 것을. 



사실 업무에서 무능력한 상사가 있다는 건 정말 골치아프다. 직장 생활 해본 사람들은 이해하겠지만, 내 경우에는 '일 잘하는데 싸가지 없는 사람'이 '일 못하는데 좋은 사람'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다는 아니겠지만 전자의 유형은 업무에서나 싸가지가 없지 사석에서도 지랄하는 사람을 잘 못봤다. 후자의 경우에는 일 못하는 똥을 부하들이 치워야 하는데 재수 옴붙으면 그 똥을 내가 치워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전자 유형을 선호한다. 태권도에서 일하다보니 사람들 수준을 알 것 같았다. 행사를 10년 넘게 치렀으면 스트레이트는 아니더라도 일하는 프로세스는 알아야 하는데 머리 좋은 몇몇 팀장만 해당하고 나머지는 그런게 전 - 혀 없었다. 슬프게도 우리 팀장은 프로세스를 알지 못하고 쓸데없이 부지런했다.



우리 팀장은......정말 "사람은 좋았"다. 분명 강조하는데, 사람은 좋았다. 그 뒤가 문제니까 이렇게 강조를 하지만, 사람은 참 좋았다. 일을 못해서 홍보팀 업무 분할을 Y부장이 하고 나머지를 내가 해서 그렇지....그리고 자격미달인 사람을 팀장에 앉혀놓은 것을 많이 봤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은 에피소드, 등록팀장이던 모 씨가 상황실에서 총무부장을 "언니"라고 불렀던 장면이 소리와 함께 오버랩되는 게 잊혀지지 않는다. 이 에피로 정말 자격미달인 사람들이 팀장이랍시고 앉혔던 걸까. 허허 그럴 바엔 나를 팀장에 앉혀라 애도 아니고 



개선될 사안은 많다. 홍보팀이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해야지 프레스 관리는 개뿔 형편없는데다 인원은 나 포함 딱 세 명이라서 현장에 나가지도 못하고 그냥 기사를 써야했다. 그나마 인터뷰랍시고 메인경기장에 나갈 일이 좀 있어서 현장조사를 할 수 있었지만 인력과 돈은 정말 터무니 없었다. 행정지원은 뭐 이리 적게 뽑았는지 두 명이서 할 일이 절대로 아닌데 사람을 마구 굴리는 소리가 상황실까지 들릴 정도였다. 



일단 할 일이 많으니 후기는 여기까지. 시간이 좀 있으면 일별 후기는 나중에 올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