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상반기가 이렇게 끝나간다. 1월부터 시작한 재취준 기간을 여유 없이 잘 달려온 나도 기특(?)하지만 수시채용이 날 수 있는 비수기에 얼른 취준생 신분을 털고 계약직원이 아닌 어엿한 정규직원으로 사회에 나와 이루고 싶은 바를 다 하고 싶다. 일단 내게 주어진 채용공고를 효과적으로 잘 써야겠지만, 그 전에 무엇이 문제였는지 원인을 진단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소서를 쓰던 와중에 경영콘텐츠를 주기적으로 메일링받는 콘텐츠를 아무 생각 없이 읽다가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메일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자면
이상적인 나와 현실의 나. 둘 사이의 거리를 인지하자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었습니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해결책보다는 제가 가진 성향,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거기서부터 하나씩 상대와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거든요.(중략)
이 모든 과정을 '복기'라는 단어로 압축하고 싶습니다. 복기는 나와 내가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알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다음번에는 더 나은 방법을 실행하고자 하는 의지이기도 하죠.
라고 되어있었다. 나는 쉴틈없이 달려오면서 복기를 한 적이 있는가. 명백히 말하면 그러지 않았다. 바쁘다는 핑계로 돌아볼 시간을 만들지 않았고, 일단 눈 앞에 닥친 일을 처리하는데 급급했다. 지나간 시간 앞에 IF라는 말은 통하지 않지만, 주어진 시간이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지금 정말 중요한 자기소개서를 쓰기 전에 복기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져야 내가 가진 성향과 장/단점을 파악하고 거기서부터 하나씩 상대와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찾아야 같은 회사에 두 번 탈락하는 불운을 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안그래도 어제 동생의 플리마켓 알바를 자청한 노예를 하면서 영업을, 고객을, 희망하는 직무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내가 본격적으로 물건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지금의 상태로 고객을 맞이할 수 있을까. 내 성향은 무엇인가, 고객이나 파트너사를 만났을 때 어떤 강점을 드러내고 약점을 감추되 상대와 상황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까.
바둑판에서 '복기'란 경기가 끝난 후 지나간 수에 대해 그 수의 의도를 파악하는 행위다. 왜 그 자리에 돌을 놨는지, 그 돌을 통해 어떤 생각을 했는지, 그 돌에 대해 상대방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예측하는 행위다. 알파고와 대국할 때 이세돌은 다른 상대와 달리 복기할 때 굉장히 애를 먹어 동료의 도움을 받아 추측의 추측을 거듭해 복기하여 1승을 거두었지만, 내가 보낸 시간과 내 자신은 알파고가 아니기 때문에 과거를 복기하더라도 알파고를 복기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쉽지 않을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하여 이번 신입사원 채용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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