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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푸른초원위에/세상살이

413을 기록하다 - 투표 참관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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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은 국민 모두에게 물음표와 느낌표를 던져준 선거라고 생각한다. 요즘 들어 느끼는 건데, 투표 하나로 세상이 바뀌는 걸 실감한다. 선거 이후 사회 전체가 그토록 회피해온 세월호 추모에 불이 붙었고 정계는 시민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모 보수단체와 전경련, 청와대와의 커넥션 의혹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아직 지상파는 한참이지만 아랑곳 하지않고 추가 의혹을 폭로한다. 이제서야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



아직까지는 갈 길이 한참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회찬 당선자가 말했던, '봄은 그냥 오지 않는다. 어느날 갑자기 다가온 것 같은 봄은 그 속에서 치열한 변화를 거듭하며 다다랗다' 라고 하지 않았던가. 서서히 다가올 봄을 위해 시민들, 유권자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번 포스팅을 통해 20대 총선에서 투표소의 풍경을 기억하려고 한다.




내게는 두 번째 국회의원 선거. 불신만 가득찼던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노동 개악과 파견법. 그리고 선거. 두 가지 키워드가 정당에 가입해 권리 당원으로 활동하고 참정권을 가진 시민으로서 유감없이 활동했던 4.13 총선. 재밌었다. 그리고 20대에게 다시 고한다. 제발 투표 좀 하자.








1. 참관 신청은 어떻게 하는 것인가.





정의당 메인 홈페이지.


신청을 위한 이벤트 페이지가 별도로 마련되었다.






참관은 정당의 권리 당원에 한정하여 신청할 수 있다. 보통 참관은 투표, 개표 구분해서 신청하는데 내가 투표 참관 했던 선거소는 동사무소라 현장에서 개표 참관 여부를 또다시 물었다. 


원외, 원내 정당 할 것 없이 이번 총선에 등록된 정당이라면 '투표 참관' 한정하여 정당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신청된 사항은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넘겨지며 해당 투표소와 투표 전 오전(아침 5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오후(11시 30분 부터 투표 종료까지) 를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둘 다 가능하다.





정의당에서 내놓은 참관인 모집 이벤트 이미지.


투표 참관인 줄 모르고 신청했다가 투표라서 읭??? 했다.


앞으로 신청할 때는 꼭 투, 개표를 꼭 확인해야겠다.





개표 참관은 올해 총선부터 정당인 뿐만 아니라 투표권을 가진 국민에게도 신청 범위를 확대했다. 후보 배우자까지 개표 참관 범위를 확대했으며 개표 현장 사진 촬영을 비롯한 투표 효력에 대해 이의 제기가 가능하며 개표 위법 사항을 발견했을 때 언제든 시정 요구가 가능하다.












2. 나는 투표 참관하면서 무슨 일을 했을까





내가 투표 참관하면서 했던 일은 첫 번째는 동사무소 바깥에서 담배를 막 피는 개막장시민에게 제재했다. 투표소가 동사무소였는데 법에 따라 모든 구역에서 금연이다. 그런데 마구 핀다. 끝이 아니라 바람이 안으로 불어서 담배 냄새가 투표소 안으로 다 들어온다! 투표소 바깥에서 안내 담당하는 아르바이트 친구들이 담배 냄새 제일 많이 맡게 된다. 옷과 머리에도 냄새가 배니까 이게 문제인거지.... 수시로 나가서 담배 피는 시민들 확인하고 동사무소 직원에게 냄새가 나면 이야기해서 불쾌함을 느끼지 않게 했다. 같이 참관한 아저씨들은 참자는 주의인데 나는 도저히 못하겠더라.




두 번째 일은 투표 인증 셀카 적발. 생각 외로 많이 적발되지 않았는데 투표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젊은 아빠에게 제재했다. 지적하면서도 씁쓸했지만 그래도 하지 말아야 하는 건 하지 말아야 하니까. 그래도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모들의 모습 하나는 보기 굉장히 좋았다.






3. 참관 후 내가 느낀 점




나는 참관을 통해 세 가지를 말해보려고 한다.



첫 번째. 20대는 존나 반성해야 한다. 실제 투표일에 본 기사 좀 긁어와서 설명하겠다. 





캡쳐 출처: 헤럴드 경제




니들만 취준하는거 아니다. 나도 취준한다. 심지어 그 날 스터디 있음에도 벌금 물고 갔다. 손가락 하나 놀리는 게 그렇게 어렵니? 그러고 나중에 정책 비판은 너희들이 제일 많이 할 것인데. 제일 맘에 안든다. 청년 고용 할당 5%만 늘여도 20만개 넘어가는 일자리가 생기는건 알고 있나? 몰랐다면 더 찍어야지.





출처: 한겨레





이번 총선 20대 투표율이 49.3%이다. 지난 총선에 비해 13.2%나 늘었지만 아직도 50%가 넘지 않는다. 정친 차려라. 한참 멀었다. 진짜 20대를 위한 정책을 만들길 원한다면 투표 해라. 그렇게 투표하라고 캠페인까지 했는데도 저따위 정신 상태를 갖고 있다면 혼나도 싸다. 누구는 취준 안해서 투표하는 줄 아나봄. 이미 하려고 했다면 스터디 가기 전에 투표했겠지.






두 번째. 지역구 얘기 좀 하겠다.

곶감항아리 아저씨가 당선되어서 다른 구로 이사간다고 땡깡부렸다. 솔직히 2위로 낙선한 아저씨가 이뻐서 찍어주려는 건 절대 아니었다. 곶감 아저씨가 진짜 싫어서 떨어뜨리려고 간건데 1000표도 안되는 표 차이로 낙선되어서 어찌나 슬펐는지. 






그런데 곶감 아저씨도 반성해야한다. 호남이 곶감인 줄 아나보다. 웃긴다 정말. 2009년 재보선에서는 우리 아파트까지 와서 한 자리 해먹으려고 몸부림쳤다. 창피하지도 않나보다. 재보선으로 자리 하나 만들고 이제는 강남 을에 가서 전현희 자리를 차리하고 낙선했다. 그러고 다시 덕진에 왔다. 





검색하니까 진짜 이런 이미지가 나온다.


곶감만 나올 줄 알았던 순수한 생각은 경기도 오산이다.



진정한 곶감항아리. 시대는 역시 바뀐다.




이 아저씨 당선된 것도 다른 유권자들 선택이니까 그 나름대로 존중은 하겠는데 창피한 줄 알고 정치했으면 좋겠다. 그 전에 이 아저씨 창피한 줄 알고나 있을까? 워낙 강철 멘탈이라 믿기지 않은데......진정성도 없고. 전주 실내 구장이나 다시 만들어주지 뭐하는건지 ㅡㅡ






사족으로 이 아저씨 우리아파트 또 왔다. 아오 시끄러ㅡㅡ














세 번째. 정의는 살아있다. 긴 말 안하겠다.


출처: 오늘의유머





이거 시민들의 행동이다. 더이상 깨시민이라고 말하면 안되겠다. 진짜 행동하는 시미들로 공정한 선거를 치룰 수 있었다. 특수 테이프에 적은 내 이름이 희미해지지 않게 꾹꾹 눌러 썼다. 개표 참관장까지 우리 집이랑 너무 멀어서 가지 못했는데 전국 각지에서 이러한 노력 덕분에 잡음이 덜한 선거가 되었다.







이번 참관 체험을 통해 시민의 참여는 세상을 바꾼다는 걸 확실히 알았다. 나는 아마도 다음 대선, 총선에도 투표/개표 참관을 하면서 공정한 선거를 위한 감시를 할 것 같다. 그때는 취직하거나 다시 학생이 되어 대학에서 3, 4학년일텐데, 이에 대한 불이익이 있다면 그건 그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지 내 잘못이 아니다. 



이번 선거는 야당의 승리는 아니다. 여당의 참패다. 대선 구도는 단 한 사람이 유리하며 대통령을 노리며 간잽이 아저씨는 처참하게 망한다. 장담한다. 입지가 좁아질 것이거든. 정의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당의 생존 기로에 대해 심도있게 고민해야 하며 진보 정당의 합당을 선택하든지, 단합을 하면서 도울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여기서 지지도 안습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