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이 시작된 지 벌써 14일이나 되었다. 내 인생 마지막 20대였던 2019년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격동이었고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는 첫 발걸음으로 정의하고 싶다. 입사로 모든 게 어려워보이고 꿈에만 그리던 마케팅을 드디어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던 연초를 보냈으며, 처음으로 드리븐하는 전시 기획에서는 내 역량을 시험하는 단계였다. 이 전시 기획을 바탕으로 10월에 더 큰 전시를 기획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벌써 1년이다. 작년엔 무엇도 모르고 주어진 일을 처리하기 급급했던 시간이었다. 수습 기간을 말레이시아에서 보내며 제품을 공부하는 세미나에 참석했고 말레이시아에서 들은 내용으로 8월엔 내 손으로 직접 교육을 기획했다. 만 1년을 채운 2년차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2020년이 다가오기 직전인 2019년 20대 끝자락에서 20가지 목표를 외쳤는데 기억을 더듬거리며 리스트업 해보았고 달성 여부를 스스로 보고 싶었다.
* 성공은 파란 글씨, 실패는 빨간 글씨, 반절만 성공한 건 보라색 글씨
1. 살빼기 - 못했다. 9월까진 올해 최저 몸무게 한번 찍었는데 9월 말부터 문화모임을 가장한 술모임을 시작하고 식욕이 돌아오면서 12월 말 - 1월 초에 최고치 찍었다. 그래도 2018년보다는 덜한데 보면서 '와 사람이 아니무니다' 싶었다.....진짜 올해부턴 술 줄여야지ㅠㅠㅠㅠ
2. 술은 한 달에 한 번 먹기 - 개뿔!!!!!!!!!! 10월부터는 일주일에 세번씩 먹을때도 있는데....한국에서 사회 생활 하려면 술은 필수다 정말로
3. 욕 안하기 - 개뿔!!!!!!!!!!222 이미 5월부터 로지스타 서밋 준비할 때 내 입은 언제나 신발과 식빵을 달고 살았다. 아마 그 담당자 장수할 지도....
4. 영어 공부로 IH-AL 유지하기 - 생각보다 어렵더라....그래도 놀공 시절엔 가능했는데 어쩌다보니 나도 쩌든 직장인이 되었다
5. 일주일에 한번씩 글쓰기 - 이건 2019년 목표이기도 했는데 올해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6. 일주일에 한 권씩 책 완독하기 - 그래도 나름 5월까지는 괜찮았는데....습관을 들여야겠다. 5월까지 잘 했으니 지난 해에는 14권을 읽었다. 출퇴근 시간에 나름 책 읽는게 재밌는데 회사가 집에서 가까워지고 환승이 생기면서 책 읽는 재미가 없어졌다. 이건 좀 아쉬운 부분
7. 이력서 업데이트하기 - 너무 정신없고 집에만 오면 피곤해서 놓치고 있던 부분이었는데 이력서 업데이트를 하나도 안했다. 몰아서 하려니 생각보다 막막하고 어렵다. 나 나름 작년 초에는 자소서 컨설팅으로 돈 좀 만졌는데 왜이러지?
8. 도시락 싸기 - 나름 성공!!! 회사에서 도시락 싸오는 사람은 나다 :)
9. 술먹고 오더라도 씻고 자기 - 잘 안지켜진다. 나중에 치아 때문에 돈 많이 깨질 수 있으니 앞으로 조심하자
10. 올리브영 줄이기 - 10월까진 조낸 힘들었다. 매우 힘들었다!!!!! 그런데 바쁘고 나니 돈 쓸 생각이 줄다가 버리는 물건이 많아져서 11월부터는 확실히 가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이거 성공!!!
11. 카뱅 비상금대출금 갚기 - 개뿔!!!!!!!!!!33333 올해 연말정산 볼만 할 것 같은데... 도대체 얼마나 쓰고 다닌거냐 나 ㅠㅠㅠㅠ
12. 엄마아빠에게 매일 전화하기 - 같이 살 땐 몰랐는데 취업해서 내 길을 찾아 나가는 나는 이미 엄마아빠에게 큰 자부심이 되어 있었다. 멀리 떨어져 살아보니
13. 많은 사람 만나기 - 작년에 만난 좋은 사람들만 무려 50여 명. 내게 큰 복이 되고 인연이 되었던 좋은 사람들을 만나 너무 다행이고, 취업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때다.
14. 스터디 하기 - 마케팅인들끼리 하는 독서스터디. 중간에 흐지부지 되어서 아쉬웠지만 열정 넘치는 좋은
15. 새로운 취미 만들고 취미로 사람들 만나기 - 수영 배우고 공연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2019년에 가장 잘한 일 중 하나인듯
16. 적금 들기 - 개뿔!!!!!!!!!!4444 카뱅 비상금 대출도 못갚는데ㅠㅠㅠ
17. 커피 줄이기 - 2019년에 가장 잘한 일 두번째. 커피값으로 나가는 돈도 많이 없고, 특별한 일이 아닌 이상 하루에 한 잔 이상 커피를 마시는 날이 없어졌다.
18. 농구 보러가기 - 애증의 장판....부들부들 ^^ 농구를 통해 C언니도 만나고 어젠 A양도 새롭게 알게되어 기쁘다
19. 많이 배우러 다니기 - 작년에 다닌 컨퍼런스/세미나만 무려 14개....한달에 한개 이상 다녔다. 올 해도 열심히 다녀야지 :)
20. 외로움을 잘 관리하기 - 나름 잘했다고 생각한다. 처음 혼자일 땐 자유라는 생각에 아무나 만나고, 만남 뒤의 밀려드는 공허함에 흥청망청 너무 가볍게 만났다가 그만뒀다. 역시 난 이런게 체질이 아닌가보다. 가족들과 살땐 외로워도 극복이 가능했는데 역시 인생은 실전이다.
오, 쓰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걸 목표로 정했고 의외로 좀 달성한 것도 있었다. 목표를 달성한 내게 큰 박수를!!!!! (짝짝짝) 티끌모아 태산이라더니 정말 태산이다. 2020년에는 행복주택에 당첨될 경우를 대비해 이사를 목표로 돈을 모으고 있어서 사실상 큰 이벤트가 이사라 올 한 해는 여기에 무게를 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 2020년에 달성할 목표는 무엇일까.
1. 이직하기 - 행복을 위해 이직하고 싶다. 지금 회사에서 많은 경험을 했고 좋은 기억이 있지만 그러기엔 회사와 내가 추구하는 마케팅 목표와 방향이 너무 다르다.
2. 이직을 위한 포트폴리오와 이력서를 틈틈이 준비하기 - 별볼일 없는 경험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내 몫이다.
3. 돈모으기 - 8월까지 목표금액은 700만원!!!!! 이사!!!!!! 예아!!!!!
4. 카뱅 대출금 갚기 - 1년 연장했으니 됐다.....이제 연장할 수도 없다....무조건 갚아야한다....대출....
5. 엄마아빠에게 용돈을 더 올리기 - 작년에 나온 상여 조금을 엄마에게 보내드렸다. 많이는 아니지만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통장에 찍힌 금액을 보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
6. 적금들기 - 3만원짜리 5년 시작!!! 차차 금액을 올려야지
7. 술 줄이기 - 2주에 1번 꼴로 술을 마셔야지...이젠 정말 건강을 생각해야한다ㅠㅠ
8. 새벽 수영 다니기 - 정지한 수영 정지 풀고 수영 다녀야지....수영하고싶어ㅠㅠ
9. 필라테스 꾸준히 하기 - 합이 잘 맞는 강사를 만났다. 필라테스 재밌어!!!!
10. 2주에 한권씩 완독하기 - 1주에 1권을 너무 오래 쉬었더니 힘을 기르려면 2주에 1권씩 시작하고 독서 리뷰를 남겨놓을 생각이다.
11. 오픽 최소 IH 달성 - 시험을 위한 영어 성적은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진짜 실력을
12. 일주일에 하나씩 글을 쓰기 - 마케팅을 위한 글, 내 생각을 담은 글까지 어떤 글이든 생각 근육을 기르는 글을 쓴다. 의무다!!!!
며칠 전 꽃이 흩날리던 2019년 경주의 에서 나에게 쓴 편지를 받았다.
그땐 단순하게 행복한 인생을 살았으면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이 편지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요 며칠 무기력하게 지냈고 메일함조차 읽기 싫던 나였는데 과연 나는 지금 행복할까. 방향이 다른 회사에 다니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지내려면 내게 최선의 선택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2020년엔 내가 좀 덜 울고, 더 웃고, 내가 행복해지고 선한 영향력을 주어 내 주변 사람들도 같이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편지 속 내용처럼 내 마음이 가는대로, 내가 꿈꾸는대로.